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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유탄 맞은 골란고원 드루즈파 '충격'

9개월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와중에 유탄을 맞은 골란고원의 이슬람 소수 정파 드루즈 공동체가 충격 속에 흔들리고 있다.


골란고원 헤르몬산 기슭에 자리 잡은 드루즈파 집단거주지 마즈달 샴스에서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축구장이 폭격을 맞으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폭격의 주체로 헤즈볼라를 지목하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지만, 헤즈볼라는 인근 지역을 조준해 공격했지만, 어린이들이 뛰놀던 축구장을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마즈달 샴스의 드루즈파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이어져 온 지난 9개월 동안에도 큰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현지 주민 라야 파케르 알딘은 29일 로이터 통신에 "인근에서 로켓이 날아다닐 때도 우리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9개월간 수시로 사이렌이 울렸지만, 단 한 번도 우리가 공격 목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충격적이다"고 하소연했다.


드루즈파는 이슬람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소수종파로 신자들은 이번에 공격받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골란고원뿐만 아니라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의 드루즈 신자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자신들이 시리아인이라고 생각하며 이스라엘 시민권 없이 생활한다.


그런데도 이슬람교도인 이들은 이스라엘 내 주류인 유대교도와 충돌하지 않으며, 군대와 경찰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심지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일으킨 가자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내 드루즈 신자들은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도 않는데,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12명의 아동 청소년의 장례식장에서도 정치적인 구호나 선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파케르 알딘은 "드루즈파 신자 다수가 분노하고 있지만 이 전쟁에서 어느 한 편을 위한 연료가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손녀를 잃었다는 술탄 아부 자발(62) 씨는 "미친 전쟁이다. 죽은 사람들은 모두 무고하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싸우는 것이 왜 나의 문제가 되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 어떻게든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고,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피해 주민들을 만나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경계에서 유대 아동이 학살당했고 이번엔 드루즈파 아이들이 같은 방식으로 골란고원에서 살해됐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반면 레바논의 드루즈파 지도자인 왈리드 줌블라트는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한 이스라엘의 주장이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또 시리아 국영 매체에 따르면 시리아의 드루즈파 지도자 셰이크 유세프는 죽은 아이들을 위한 기도회에서 이스라엘이 매일 학살을 자행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화면의 배경에는 시리아 국기, 드루즈 상징 깃발 그리고 헤즈볼라와 동맹 관계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렸다.


시리아 내 드루즈파 중심지인 스웨이다 거주 반정부 운동가 루브나 알 마시트는 "이번 사건은 양측 모두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모하나드 하게 알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것이 진정한 드루즈파 공동체의 목소리인가. 이스라엘에 동화된 드루즈파인가 아니면 이스라엘에 맞서는 레바논의 드루즈파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 및 뉴스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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