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월말, 뉴저지 포트리 소재 한 아파트에서,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가족의 신고전화가 접수됐습니다. 당시 가족들은 한국계 25세 빅토리아 이씨가,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에 가야한다고, 앰뷸런스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출동한 경찰이 집 현관문을 강압적으로 연지 수초만에, 20대 이씨에게 총격을 가해, 숨졌습니다.
너무나 참혹하고 비극적인 빅토리아 이씨 사건의 전말과, 수사과정, 유가족측 변호인 입장과, 뉴욕총영사관 차원의 입장표명 등에 대해서 이하예 뉴스팀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앵커> 지금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이 넘은거죠?
네 맞습니다. 사건이 지난 7월28일 일요일 새벽1시 25분경 발생했으니, 정확하게 시간이 한달하고도, 약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25세 한국계 여성인, 빅토리아 이씨는 평소 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가족들은 이씨가 평소 진료받던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를 요청하기 위해 신고했지만, 현장에는 경찰만 출동했습니다. 신고전화를 건 이씨의 오빠는, 동생이 병원에 가야하니 앰뷸런스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911 교환원은 정신건강 관련 신고 규정에 따라, 경찰도 앰블런스와 동행할 것이라고 고지했습니다.
<인서트>
이에 구급차 뿐 아니라, 경찰도 함께 온다는 사실을 들은 이씨의 불안증세가 더 심해졌습니다. 이에 이씨는 택배상자를 오픈할 때 사용하던 작은 접이식 칼을 손에 들고 병원도 가지 않겠다고 거부했습니다.
이에 이씨 어머니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흉기를 들고있던 40대 남성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떠올라 다시 911에 전화해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오전 1시20분경 오빠가 다시 911에 전화를 걸어 여동생이 작은 크기의 주머니칼을 들고 있으니, 경찰은 아파트에 들어오지 말것을 요청했습니다.
<인서트>
어머니는 딸의 불안증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아들에게는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가 경관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라고 시켰습니다. 이에 오빠가 집을 나섰지만, 이미 경관들이 아파트 현관앞에 도착해있었습니다.
2. <앵커> 당시 요청했던 앰뷸런스는 도착하지 않고, 경찰인력만 도착했던거죠?
네 맞습니다. 원래 다니던 병원으로 가기 위해 앰뷸런스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경찰병력만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에 이씨가 키우던 개가 낯선 사람을 보고 짖기 시작했고, 현장이 어수선해지자, 이씨의 어머니가 개를 안고, 현관문을 잠근 뒤, 경찰에 들어오지 말아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집안에 누가 있냐, 열쇠가 있냐 물은뒤, 열쇠가 없다고 하자, 현관문을 발로 차면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현관문을 부수는 소음에 극심한 불안을 느낀 이씨는, 현관 앞에 있던 5갤런짜리 생수통을 들어안고, 경찰에게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포트리 경찰서 소속, 토니 피켄스 주니어 경관이, "문을 부수겠다. 문 열어라"라고 했지만, 이씨는 "해봐라. 당신을 찌르겠다"고 소리친 뒤, "쏘고 싶으면 쏘라"라고 하자 경찰은 "우리는 당신을 쏘고 싶지 않다. 당신과 얘기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관문이 열렸고, 문이 열린지 1-2초 만에, 경찰은 빅토리아 이씨에게 총격을 가했습니다. 총알은 이씨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분을 관통하며, 반대쪽으로 관통했습니다.
<인서트:현장음>
조석진, 유가족측 변호인은, 경찰이 현관문을 부수고 문이 열린지 1초2초 후에 바로 총격이 발생했으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지 2분여만에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서트:조석진 변호사>
당시 어머니는 이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씨의 손을 붙잡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순식간에 눈앞에서 딸의 피격장면을 목격한 어머니는 이 참혹한 장면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총격이후 이씨가 들고 있던 생수통을 떨어뜨리며, 생수통의 바닥이 깨져 물이 흘렀고, 혈흔과 함께 현장은 그야말로 끔찍하고 참혹했습니다. 오빠가 신고전화를 한지 불과 15분만에, 도움을 요청했던 한인 여성이, 경찰의 총격을 당한 것입니다.
3. <앵커> 명백한 경찰의 과잉 진압이라고 볼수 있는 거 아닙니까?
네 이에 지난달 7일, 뉴저지 한인회에서는,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만에, 포트리 한인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경찰의 바디캠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이씨의 이웃주민들은, 경관이 총격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한 듯, 스스로 욕을 하고, 엘레베이터 인근 벽을 다 부수고 갔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의환 뉴욕 총영사는, 이번 사건은 경찰의 과잉진압 수준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인서트>
조석진, 유가족측 변호사와, 남경문 한인동포회관 관장은 본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역시 이는 명백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맞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남관장은, 이번 사건은 너무나 슬픈 일이라며, 이제 정신건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겁이나서 신고를 할 수 있겠냐며,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자들을 더 고립시키는 일이며, 명백한 과잉진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서트>
매년 미 전역에서, 경찰 총격으로 숨진 사람 4명 중 1명이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에 경찰이 정신건강 문제 관련 신고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할 때,분명한 대응 방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AAPI디렉터, 엠버 리드는, 빅토리아 이가 당신의 딸이었다면, 정신건강 문제로 두려움에 떨며 물통을 들고 있는 20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인서트>
한인사회뿐 아니라 아시아계 및 이민자단체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이어가자, 뉴저지 검찰청은 지난달 22일 뜬금없이, 경찰대응 지침관련 내용을 문서화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주민들의 신고에는 반드시 정신건강 전문가가 경찰과 동행해야하며, 긴급상황이 아닌ㄹ 경우, 강제 진입하지 말고,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자극하거나 악화시키는 것이 아닌 평화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한 총기 등 무력이 아닌, 테이저 건 등 차선책을 통해 진압에 나서려고 먼저 노력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인서트>
빅토리아 이씨 사건을 염두에 둔 듯한, 검찰 이번 발표에 대해 남경문 관장은, 이는 문서화가 아니라 법제화해야할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4. <앵커> 네, 참 가슴이 답답해지고, 정말 경찰의 과잉 무력진압이라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지금 수사진행상황은 어떤가요?
네 뉴저지 포트리 경찰은, 빅토리아 이씨 사건 발생 이후, 규탄과 진상규명 촉구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뉴저지 주 검찰이 지난달 16일, 사건이 발생한지 19일이 지나서야 경찰의 총격이 담긴 바디캠 영상 5개와 911 신고전화 음성녹취 2개를 공개했습니다. 현장에는 최소 5명의 경관이 도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저지 주 법에 따라 공권력에 의한 사망사건은 검찰이 개입해야합니다. 현재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부검 및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가족측 변호인, 조석진 변호사는 검찰측으로부터, 조사에 최대 10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인서트>
김의환 뉴욕 총영사는, 빅토리아 이씨가, 비록 미국시민권자여서, 대한민국정부를 대표하는 뉴욕총영사 입장에서, 한국 시민권자가 아닌, 미국시민권자 관련 사안에 미국 검찰에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는 부분이 조심스러운 면이 많다면서도, 사안이 워낙 위중하고, 한국계 시민권자도 우리 동포이기에, 뉴저지 검찰에 직접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서한에서 김 총영사는 지난달 28일 포트리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빅토리아 이씨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어 신고 접수부터 출동 경찰이 총격을 가하기 까지의 모든 상황을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김 총영사는, 본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한국계 이민자 사건으로 사안을 축소하지 않고, 수많으 이민자들을 대신해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입장으로 서한을 발송했다며, 23일 금요일 서한을 발송하면서도, 과연 검찰이 답변을 하겠나, 의구심이 들었지만, 26일 월요일 바로 답변을 받았다며, 뉴저지 검찰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인서트>
김 총영사는 자신이 시민권자 사건관련 미국 수사당국에 요청을 하는 것은, 한국외교부의 기본 방침과는 맞지 않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사건이 종결될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5. <앵커> 네, 생각보다 수사기간이 장기화 될 것 같은데요. 이번주 목요일에도 규탄시위가 예정돼 있다고요?
맞습니다. 5일 목요일 포트리 타운홀 앞,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집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뉴저지 한인회와, KCC한인동포회관, AAPI뉴저지, 포트리 중국인회 등 한인 및 아시안 단체가 참가합니다.
진강변호사는, 본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만약 이런 경찰무력진압으로 인한 사망사건이 흑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했다면, 엄청난 폭동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우리 한인사회의 접근방식이 조금 다르지만, 우리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서트>
한달하고도 하고도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입장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포트리 타운정부와, 한국계 포트리 시의원을 향한 주민들의 분노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포트리 타운에는 두명의 한국계 시의원 폴윤, 피터 서 의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빅토리아 이 사망사건에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의 바디캠이 공개되기 전에는 조심스러워서 의견을 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바디캠과 음성녹취 기록이 공개된지 보름이 되도록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침묵하고 있는 한국계 시의원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 등 접촉을 했지만, 그 어떠한 답변도 받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유가족 측 변호인, 조석진 변호사에게 빅토리아 이씨에게 총격을 가한 포트리 경찰서 소속, 토니 피켄스 주니어 경관이 만약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어떤 형량이 예상되는 지 물었습니다.
<인서트: 조석진 변호사>
5일 6시30분에는 포트리 타운의회 워크세션이 예정돼 있어, 시위 참가자들은, 타운의회 회의에 직접 참석해, 이씨의 죽음에 대한 공개질의응답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5일 저녁 6시, 포트리 타운홀 앞에서 시작되는 대규모 규탄집회에는 중국단체들도 대거 참석해 힘을 실어줄 예정입니다.
<인서트: 집회 참여 독려메시지>
의료적인 도움이 절실히 20대 한인여성이 집앞으로 찾아온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이번 사건에 대해 수많은 한인 및 아시안 단체가 규탄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우리 한인들이 우리의 권익을 위해, 또 우리 자녀세대들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야할 것입니다.
<앵커> 네, 이하예 뉴스팀장의 심층 취재 잘 들어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K라디오 이하예 입니다.
AM1660 K-라디오의 기사와 사진에 대한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COPYRIGHT ⓒ AM1660 K-Radio ALL RIGHT RESERVED
Comments